내 소문 들었어요?
명동에서 싸게 산 신발을 하루 신고 소풍을 다녔더니,
구두 굽이 빠져버려서 구두방에 회사 앞 구두방에 갔다.
근처에 큰 건물이 많아서인지 500m 근방에 구두방에 4 - 5개는 된다.
제일 처음 찾아간 곳은 회사 바로 앞에 있는 구두방
먼저 온 손님을 기다리다 내 차례가 와서 구두를 벗어 들고 보여드리며
"아저씨 구두굽 좀 갈아 주세요" 했더니
"이거 잘 없는 모양인데..." 하시며, 연장통을 뒤적이서더니 끝내
"없어..없어.."하신다.
"아..없어요?" 하는 아쉬운 내 말끝 여운이 아저씨 바지가랑이를 잡아도,
"응.. 없어, 없어" 굳이 같은말을 반복하시며 완강하게 뿌리친다.
두번째로 찾아곳은 약 200m 더 떨어진곳.
먼저 실패를 맛 본 차여서, 바로 구두를 벗어 들고 단도직입적으로
"아저씨 여기 맞는 구두굽 있어요?"
"음... 시간 좀 걸려..벗어 놓고 가세요.." 하시는데,
회사로 슬리퍼 신고 들어갈 수는 없어서.. 그럼 다음에 올께요 하고 돌아왔다.
점심을 먹고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마침 횡단보다 앞에 구두방을 발견하고
들어가서 익숙하게 신발을 벗어 보여주며(약간 확인 없이)
"아저씨 여기에 맞는 굽 있어요?" 했더니..
"음... 없는데 내가 그냥 만들어서 해 줄께" 하신다.
다행이다 싶어 얼른 구두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내어드리고 있는데
아저씨가 고무를 덧대어서 구두굽 모양으로 오려내는데 너무 위험해 보인다.
고무를 오리는 아저씨 손이 너무 아슬해 보여 계속 내 시선은
아저씨 손을 쫓아다니며 입속에 침을 습,습 들이쉬고 있을때
아저씨가 내 쪽을 힐끔하시더니 "내 소문 들었어요?"
내가 약간 당황 하여 "네? 아니요.. 무슨 소문이요?"
"뭐 못들었을 수도 있지... 내가.. 롯데백화점 명품 수선실에 있다가 왔잖아요.." 하시며
작업 중인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으로 벽에 걸린 신발들을 따라 허공으로 선을 그으신다.
"이게 다 여자 신발 이야.. 다 명품이라고.."
"앞으로 신발신다가 문제 있으면 실력 있는 나한테 와요"하며, 싱긋 웃는 아저씨.
프로다운 포스가 느껴지며 아저씨가 잡고 있는 연장들이
수술용 메쓰라도 되는듯 프로페셔널 해 보인다.
대체 자신에게 어느정도 자신이 있으면,세상을 향해 그런말을 할 수 있을까.
"내 소문 들었지요?"
* 야물게 잘 수선하셨는지, 발도 참 편하다..
임광빌딩 길건너 / 커피빈 앞 횡단보도 구두방.


